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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1 다니엘기도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aka. 반전은없다)

by 터틀곽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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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많이 아쉬웠던 2021 다니엘기도회 첫째날

우리교회는 벌써 햇수로 6년차 다니엘기도회를 동참하고 있다.
뭐 이래저래 말이 많은건 각설하고 그간 받은 은혜도 많이 있고,
좋은 강사,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은혜가 있었다.

그런데 한 2년전부터 한쪽으로 치우친 분들이 하나 둘 나오더니
이상하게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특별히 어제부터 시작된 다니엘 기도회 첫날에는 늘 그렇듯이
오륜교회 담임이신 김은호 목사님이 강사로 나오셨는데,

첫 시작부터 이게 예배인가 싶을 정도로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와버렸다.

1. 예배팀인가 디너쇼인가?

어제 시작부터 집중이 안되었던 이유는 예배인도팀 때문이었다. 회중찬양을 인도하는 건지, 아니면 디너쇼를 하는건지, 콘서트 시간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인도자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나왔고, 세션은 화려한 스킬로 무언가를 자꾸 해내려고 했다. 모든 곡들은 변주를 시도했고 전부 다 아는 찬양임에도 불구하고 따라부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젊다고(?) 여겨지는 나도 어려운데 어르신들은 오죽하셨으랴.

인도자의 제스쳐 또한 예배를 방해하기에 충분했다. 제스쳐는 말그대로 디너쇼를 보는 것 같았다. 나훈아 형님보다 더 제스쳐가 많은 것 같은 느낌이더라.

암튼 찬양시간에는 말그대로 그들만의 흥겨운 잔치로 끝이 났다.

2. 김은호 목사님의 아쉬운 설교

강사로 나오신 김은호 목사님은 참 설교를 잘하시는 분이다. 역시 대형교회 목사님처럼 주제설정을 잘 하고 본문에서도 뭔가 다른 부분을 찾아내시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뭔가 설교를 평가하려는건 아니지만 사실 그점이 약점이기도 한 것 같다.

어제는 역전의 하나님 입다에 관련해서 설교를 하셨는데, 3대지 중 가장 아쉬운 대지는 2번 대지였던 실력을 키우라였다. 억울하고 괴롭더라도 시대와 상황과 부모를 원망하지말고 너의 실력을 키우라는 것이었다. 실력을 키우면 장로들이 먼저 찾아와서 자신의 지도자가 되어달라고 말을 하는 입다를 보고 배우라는 것이었다.

역전승이 사실 말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도 야구 얘기를 빗대어 말씀하셨는데 9회말 2아웃 이후에서도 역전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건 1점차 승부에서나 가능하다. 뭔가 상황이 비등비등했을 때 9회말 2아웃이라도 한방을 노려볼 수 있는 점수다. 그것도 스포츠에서나 가능하다. 스포츠에서 가능하다는건 투기적 요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방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방이면 역전이 된다.

과연 하나님은 한방의 하나님이신가? 정말 어떤 이에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예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한방을 노리라고 가르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점수차가 더 벌어진 경우라면 어떨까? 자료를 찾아보니 9회에서 역전할 수 있는 퍼센트는 0.41퍼센트다. 99.59%는 그냥 진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99%의 세상이다. 모든 사람이 다 역전을 꿈꾸며 살아갈 순 없다. 그렇다면 역전에 성공한 0.41% 에게는 이제 역전되리라 하는 하나님의 은총과 실력이 겸비된 사람이고, 역전에 실패한 99%의 사람들은 실력도 없는 패배자란 말인가? 절대 다수가 역전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그 와중에 실력을 키우라는 말은 강남에 있는 대형교회의 목사이기에 주변에 실력자가 많아서 가능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패배하는 이들이 실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주제였다.

차라리 작년에 거성 김관성 목사님이 말했던 반전은 없다. 라는 내용의 설교가 훨씬 진정성있고 진리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환경과 역경속에서도 그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참 신앙인의 삶이 아닌가?

어제의 설교는 너무 현실감이 떨어지는 뜬구름 잡는 설교가 아니었나는 생각이 든다.

3. 엘이디 꼭 그렇게 자랑해야겠습니까?

어제 설교중에 모세가 어떻게 역전했는지를 설명하면서 홍해가 갈라지는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작년에는 없었는데 올해 엄청나게 큰 대형 엘이디 스크린이 강단 뒤쪽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초대형 엘이디라 적어도 20억 이상은 할 정도의 스크린 크기였다.

물론 성능도 압도적이었다. 카메라를 통해서 보는데도 엄청난 화질과 크기로 대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냥 그게 끝이었다. 십계의 영화 10초 정도 보는 것.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을 아주아주 고화질로 또 대형스크린으로 본 것이다.

물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자부심도 생겼을 것이다. 우리교회 클라스가 이정도임! 이라는 자부심?

한발 양보해서 회중들에게 압도적인 스케일로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을 최대한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시켜주려는 의도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마는 만여교회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그런 공적인 예배 자리에서 그런 대형 스크린을 사용한건 그냥 자랑하는 것 이상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물론 내가 배알이 작고 심보가 꼬여서 그렇게 느낄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서울에서 대형교회에 오랜기간 출석했는데 그분은 초대형교회를 건축한 이후에 매년 수양관에서 교회 홍보영상을 매 집회때마다 틀었던 기억이 난다. 한 두 번은 그래 그럴수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볼 수는 있어도 그것도 너무 자주 보니 볼수록 민망해지더라.

진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인지 교회 자랑을 하려는 것인지 분간이 안되는게 아니라 분간이 되더라.

이런 글을 쓰는 것도 무슨 유익이 있겠냐마는,
그냥 불편한 마음을 싸지르고 싶은 마음으로 마구 적어보았다.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기보단 싸지르니 속이 좀 시원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랄까?

바램은 남은 시간동안 20일동안 참여를 계속 해야 하는데
이런 불편한 마음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석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대형교회로서 참 좋은 기도회를 주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본질을 흐리지 말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말고
예배를 이용하여 다른 목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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